신학도
인생을 내어놓고 그 길을 가리라
맘 먹은 지도 수백일.
내 하나 인생이야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냥 사명을 쫓으리라 했지만
하루 하루 살아가는 삶이 버겁다.
뒤를 보지 말고 그저 나를 따르라는
그 말씀이 이젠 하루하루
나를 체념케하는 그런 몸부림...
하루에 하나씩 썩어져가는 가슴이야
시간을 기울여가며 견딘다지만
갈길 몰라 멈추어 있는
발걸음은 어떡해야 떼어버릴수 있을까.
옛날이야 썩은 가슴하고 한 달란트 상금하고
바꾸는 듯한
멋쩍음이라도 있었건만
이젠 아무리 가슴을 썩혀봐야
남는건
또 하루의 한숨...
이게 정금인가, 이게 그냥 연단인가...
그냥 광야가운데서 죽어 없어지는
숱한 먼지중의 하나가 될까
빈 가슴은 애타건만
멀리
내 길을 인도하는 분은
인기척조차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