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 출
이제 내 삶에
조그만 마침표를 찍자.
성문을 열고
이제 창문으로만 보아오던
대지 위에 힘찬 발자국을 남기우자.
잠시 동안의 시간이 지나
허무와 공허가 내 가슴에 썩더라도
이제 폐 속에 남기어진
그 고독의 공간들을 벗어버리자.
채워진 고독이 새롭게 느껴지면
그 땐
새로운 성을 쌓고
또 다시
외출을 시작하자.
외 출
이제 내 삶에
조그만 마침표를 찍자.
성문을 열고
이제 창문으로만 보아오던
대지 위에 힘찬 발자국을 남기우자.
잠시 동안의 시간이 지나
허무와 공허가 내 가슴에 썩더라도
이제 폐 속에 남기어진
그 고독의 공간들을 벗어버리자.
채워진 고독이 새롭게 느껴지면
그 땐
새로운 성을 쌓고
또 다시
외출을 시작하자.
걸 음 마
발을 떼자.
순간 헛되이 넘어져 버리는
그런 실패이더라도
그런 수번의 시도 속에
길을 만들어야지.
한 자국 발을 떼는 그 시도가
참으로 무한한 허공 속에 날 던지우는
공허이더라도
그러나
살아가기 위해선
떼어야지.
그런 공허이더라도
희망을 남겨야지.
떼었던 발을 대지 위에 내려놓을 때
난 야윈 내 체중조차 견디지 못해
아픈 발을 구부리며 넘어지지만
이젠 구부리지 말자.
설사 세상이 기울어져 다시 넘어지더라도
곧게 편 다리로
세상을 살자.
언제쯤인가 세상을 걸어갈 날들이 오면
지금을 기억하자.
무어버린 내 다리와
수많은 시도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작은 가슴을.
광 야 길
광야길 40년
석 달이면 될 길을
한 해를 넘기고
또 한해를 넘기고
어느덧 사십 해를 넘겼지.
시간이 지났어도
내 알고 있는 식구들 다 들어갔으면 좋았을걸
이제 남은 건 자네와 나 이렇게 두 사람뿐이야.
그렇게 높아만 보이던 어르신도
이젠 하늘 아래 인생으로 쓸쓸해지고
이제 우리가 이 어린 자들을 이끌어야 한다네.
광야길 40년
이리 길진 몰랐지.
조금만 지나면 길이 뚫리리라.
조금만 지나면 문이 열리리라.
그러나 한 사람도 더러운 자 용납지 않으셨네
더러운 자에게 거룩을 담을 수 없다고
마지막 한 사람 떠나갈 때
그 분 너무도 힘든 침묵을 지켰지.
내 안에 정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는지
내 안에 정말 그런 진실 담을 수 있는지
나도 모르던 그런 기쁨을 당신은 이제 알게 하셨지
광야길 40년 석 달이면 갈 길을
이제 비로소
들어왔네. 사랑 때문에
나에 대한 당신의, 당신에 대한 나의...
가 시
때로 이해하지 못할 길을 갈 때가 있습니다.
그 전엔 이해 못하는 것이 아직 어려서라고만 했지요.
하지만 어른이 되어도 이해하기 힘든 길들이 있겠지요.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것을 그냥 받아들이는 모습이라고도 하겠지요.
욥이 그랬지요.
자기에게 주어진 길을 다 받아들이려고 했지만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 있었지요.
나중에 두 배의 축복을 받고
또 다른 자녀들을 받아들였을 때
욥은 마냥 행복했을까요.
이전에 낳았던 사라져버린 자녀들
욕 하며 떠나갔던 아내의 모습이
어느 땐가는 그리워 슬퍼하지는 않았을까요.
난 내 마음에 어떠한 가시도 인정하기 싫고
그냥 좋은 것만 넣고 싶은데
때로 하나님은 나에게 가시를 주십니다.
내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가시로
그냥 묵묵히
내 길을 가라고 하십니다.
교만하지 않게
내가 주님을 판단하지 않게
그리고 내 안에 남아있는 부패된 것들을
처절히
처절히 느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