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4 외출 외 출 이제 내 삶에 조그만 마침표를 찍자. 성문을 열고 이제 창문으로만 보아오던 대지 위에 힘찬 발자국을 남기우자. 잠시 동안의 시간이 지나 허무와 공허가 내 가슴에 썩더라도 이제 폐 속에 남기어진 그 고독의 공간들을 벗어버리자. 채워진 고독이 새롭게 느껴지면 그 땐 새로운 성을 쌓고 또 다시 외출을 시작하자. 2012. 10. 12. 걸음마 걸 음 마 발을 떼자. 순간 헛되이 넘어져 버리는 그런 실패이더라도 그런 수번의 시도 속에 길을 만들어야지. 한 자국 발을 떼는 그 시도가 참으로 무한한 허공 속에 날 던지우는 공허이더라도 그러나 살아가기 위해선 떼어야지. 그런 공허이더라도 희망을 남겨야지. 떼었던 발을 대지 위에 내려놓을 때 난 야윈 내 체중조차 견디지 못해 아픈 발을 구부리며 넘어지지만 이젠 구부리지 말자. 설사 세상이 기울어져 다시 넘어지더라도 곧게 편 다리로 세상을 살자. 언제쯤인가 세상을 걸어갈 날들이 오면 지금을 기억하자. 무어버린 내 다리와 수많은 시도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작은 가슴을. 2012. 9. 6. 광야길 광 야 길 광야길 40년 석 달이면 될 길을 한 해를 넘기고 또 한해를 넘기고 어느덧 사십 해를 넘겼지. 시간이 지났어도 내 알고 있는 식구들 다 들어갔으면 좋았을걸 이제 남은 건 자네와 나 이렇게 두 사람뿐이야. 그렇게 높아만 보이던 어르신도 이젠 하늘 아래 인생으로 쓸쓸해지고 이제 우리가 이 어린 자들을 이끌어야 한다네. 광야길 40년 이리 길진 몰랐지. 조금만 지나면 길이 뚫리리라. 조금만 지나면 문이 열리리라. 그러나 한 사람도 더러운 자 용납지 않으셨네 더러운 자에게 거룩을 담을 수 없다고 마지막 한 사람 떠나갈 때 그 분 너무도 힘든 침묵을 지켰지. 내 안에 정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는지 내 안에 정말 그런 진실 담을 수 있는지 나도 모르던 그런 기쁨을 당신은 이제 알게 하셨지 광야길 .. 2012. 8. 29. 가시 가 시 때로 이해하지 못할 길을 갈 때가 있습니다. 그 전엔 이해 못하는 것이 아직 어려서라고만 했지요. 하지만 어른이 되어도 이해하기 힘든 길들이 있겠지요.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것을 그냥 받아들이는 모습이라고도 하겠지요. 욥이 그랬지요. 자기에게 주어진 길을 다 받아들이려고 했지만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 있었지요. 나중에 두 배의 축복을 받고 또 다른 자녀들을 받아들였을 때 욥은 마냥 행복했을까요. 이전에 낳았던 사라져버린 자녀들 욕 하며 떠나갔던 아내의 모습이 어느 땐가는 그리워 슬퍼하지는 않았을까요. 난 내 마음에 어떠한 가시도 인정하기 싫고 그냥 좋은 것만 넣고 싶은데 때로 하나님은 나에게 가시를 주십니다. 내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가시로 그냥 묵묵히 내 길을 가라고 .. 2012. 8.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