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
항상 당신을 품고 산다 했습니다.
내가 사는 것도 당신을 위해서라
내가 서 있는 것도 당신의 덕이라고
항상 마음속에서부터 외쳤습니다.
당신이 시킨 일이라고
힘든 일, 마치 기뻐하는 양
당신 앞에 내 의(義)를 드렸지요.
가슴팍엔 성경책 하나 들고
사람들 만날치면
그 속에 사람들 얘기하며
당신의 삶을 산다했지요
아브라함을 보면 나도 이삭 바칠 것 같아
야곱을 보면 나도 환도뼈가 사무친 축복을 갈망할 것 같아
요셉을 보면 나도 원망 없이 그 모습 지키고파
욥을 보면 그 고통 감수할 것 같은
그런 열정도 있었지요.
그 안에 교만이 있을 줄이야
내가 제일 싫어하는 모습이
그런 모습 안에 있을 줄이야
작은 십자가 하나 견디지 못하고
한 숨 속에
몇 보루 담배개비같은
그런 한숨을....
무너져버린 가슴은
성경책 안엔 누가 있는지
그 사람들이 무엇을 했는지
도대체 알 길이 없어
벙어리 냉가슴만 앓는답니다.
아직은 어리지요.
아직은 멀었지요.
그래도 내 꿈하나
짊어지고
아직도 이 길이 당신길이라고
바락바락 우기며 나갈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