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음 마
발을 떼자.
순간 헛되이 넘어져 버리는
그런 실패이더라도
그런 수번의 시도 속에
길을 만들어야지.
한 자국 발을 떼는 그 시도가
참으로 무한한 허공 속에 날 던지우는
공허이더라도
그러나
살아가기 위해선
떼어야지.
그런 공허이더라도
희망을 남겨야지.
떼었던 발을 대지 위에 내려놓을 때
난 야윈 내 체중조차 견디지 못해
아픈 발을 구부리며 넘어지지만
이젠 구부리지 말자.
설사 세상이 기울어져 다시 넘어지더라도
곧게 편 다리로
세상을 살자.
언제쯤인가 세상을 걸어갈 날들이 오면
지금을 기억하자.
무어버린 내 다리와
수많은 시도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작은 가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