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벼리 2012. 8. 23. 15:22

목적이 될 수 없다고

갈구하는 나에게 파문을 준 너는

이미 자리를 털고 일어나 있지만

그 자리엔 어느새 내가 앉아있다.

 

그냥 길을 가라고

한 마디 툭 던져진 너의 자취가

나를 주저앉게 만드는 건

부끄러운 나의 성 때문이리라.

 

사라져 버렸지만 널 볼 수 있는 나는

이미 너의 길을 따르고 있다.

그래. 목적은 없다.

아직도 난 부끄러운 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길을 가는 이유가

내겐 기쁨이 되고 있다.

 

친구야. 다시 널 볼 수 없다는 이유가

더욱 너를 친하게 만드는 이유는

같이 존재한다는

진리가

우리 가슴을 연결하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