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개인 글 모음 92

서시 서 시 친구 녀석의 우스개 소리를 듣다가 그 속에 있는 울음을 발견했다. 그런 느낌이 든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해맑던 그 녀석의 웃음을 보며 자꾸 눈물이 났다. 그 날 하루 종일 거리를 두리번거리며 난 내 눈알을 빼 버리고 말았다. 보이는 것의 의미를 상실할 때와 보이지 않는 것의 의미를 발견하는 때에 난 공포와 초라함과 낯설음과 두려움 그리고 나를 둘러쌓고 있는 세상에 대해 무서움을 느꼈다. 내가 배워왔던 것들, 내가 만나왔던 사람들, 내가 생각했던 그 수많은 이상들이 이젠 모두 거짓이 되어 버린 것 같았다. 사람들과 건물들과 모든 소리와 바람과 빛살까지 이젠 모두 회색이 되고 황무지가 되었다. 그리고 그 황무지에 앉아 시를 쓰려고 한다. 되지도 않는 몸부림이겠지만 그런 발광이라도 삶이고자 한다. 그.. 2012. 8. 23.
또 다른 나 또 다른 내가 산다. 나의 소외로 그 슬픔으로 난 존재치도 않는 나를 살게 한다. 실존하지 않는 허구가 산다. 사람들은 그 또 다른 나를 보고 나를 생각한다. 나를 사랑하기도 했다가 증오하기도 한다. 존재하지 않는 나를 보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또 다른 존재하지 않는 자들인가 보다. 2012. 8. 23.
서문 시를 쓴다는 것은 그 만큼 생각을 하며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생각 안에 항상 자기와 전체의 관계를 되짚어 보는 것이다. 내게 있어 시는 기도와도 같다. 기도하지 않는 날은 어쩐지 개운치 않은, 무언가 관계와 주체가 어긋난 삶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를 쓰지 않는 시간은 대개 공허한 몸짓의 발광일 뿐이다. 잘 써졌건 부족하던 다른 사람과는 달리 난 내 글을 사랑한다. 남을 보여주기는 무엇하기도 하더라도 그 글을 읽고 삶을 회상한다. 그렇게 살아가는 인생에 즐거움을 느낀다. 일종의 자족이다. 내 글을 남에게 보인다는 것은 글을 쓴다는 것과는 또 다른 결심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벌거벗은 모습으로 나 자신을 공개하는 것이고 내가 꾸며 왔던 내 무의식의 치부들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솔.. 2012. 8. 23.
첫 시작 2012년 8월 20일 드디어 블로거로서 첫 시작을 하였습니다.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목회하는 목사로서, 글을 좋아하는 문인으로서 하루 하루, 하나 하나 내 삶의 여백에 그림을 그리듯이 채워나가려고 합니다. 조금 설레고 기대됩니다. 2012.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