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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글 모음 92

광야길 광 야 길 광야길 40년 석 달이면 될 길을 한 해를 넘기고 또 한해를 넘기고 어느덧 사십 해를 넘겼지. 시간이 지났어도 내 알고 있는 식구들 다 들어갔으면 좋았을걸 이제 남은 건 자네와 나 이렇게 두 사람뿐이야. 그렇게 높아만 보이던 어르신도 이젠 하늘 아래 인생으로 쓸쓸해지고 이제 우리가 이 어린 자들을 이끌어야 한다네. 광야길 40년 이리 길진 몰랐지. 조금만 지나면 길이 뚫리리라. 조금만 지나면 문이 열리리라. 그러나 한 사람도 더러운 자 용납지 않으셨네 더러운 자에게 거룩을 담을 수 없다고 마지막 한 사람 떠나갈 때 그 분 너무도 힘든 침묵을 지켰지. 내 안에 정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는지 내 안에 정말 그런 진실 담을 수 있는지 나도 모르던 그런 기쁨을 당신은 이제 알게 하셨지 광야길 .. 2012. 8. 29.
가시 가 시 때로 이해하지 못할 길을 갈 때가 있습니다. 그 전엔 이해 못하는 것이 아직 어려서라고만 했지요. 하지만 어른이 되어도 이해하기 힘든 길들이 있겠지요.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것을 그냥 받아들이는 모습이라고도 하겠지요. 욥이 그랬지요. 자기에게 주어진 길을 다 받아들이려고 했지만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 있었지요. 나중에 두 배의 축복을 받고 또 다른 자녀들을 받아들였을 때 욥은 마냥 행복했을까요. 이전에 낳았던 사라져버린 자녀들 욕 하며 떠나갔던 아내의 모습이 어느 땐가는 그리워 슬퍼하지는 않았을까요. 난 내 마음에 어떠한 가시도 인정하기 싫고 그냥 좋은 것만 넣고 싶은데 때로 하나님은 나에게 가시를 주십니다. 내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가시로 그냥 묵묵히 내 길을 가라고 .. 2012. 8. 29.
고백 고 백 항상 당신을 품고 산다 했습니다. 내가 사는 것도 당신을 위해서라 내가 서 있는 것도 당신의 덕이라고 항상 마음속에서부터 외쳤습니다. 당신이 시킨 일이라고 힘든 일, 마치 기뻐하는 양 당신 앞에 내 의(義)를 드렸지요. 가슴팍엔 성경책 하나 들고 사람들 만날치면 그 속에 사람들 얘기하며 당신의 삶을 산다했지요 아브라함을 보면 나도 이삭 바칠 것 같아 야곱을 보면 나도 환도뼈가 사무친 축복을 갈망할 것 같아 요셉을 보면 나도 원망 없이 그 모습 지키고파 욥을 보면 그 고통 감수할 것 같은 그런 열정도 있었지요. 그 안에 교만이 있을 줄이야 내가 제일 싫어하는 모습이 그런 모습 안에 있을 줄이야 작은 십자가 하나 견디지 못하고 한 숨 속에 몇 보루 담배개비같은 그런 한숨을.... 무너져버린 가슴은 성.. 2012. 8. 29.
여행 여 행 1. 나서며 집을 나선 이의 눈망울은 무거움이지만 기대다. 분명 나섬이 목적이기에 비운 가슴을 두드리고 길을 찾는다. 길을 거닐며 상상했던 수많은 세상을 접하지만 그러나 오직 한 길만이 내게 주어진 길이기에 난 또다시 바라보며 멈추어 내 길을 찾는다. 집을 나선이의 눈망울은 기대이지만 눈물겹다. 2. 거닐며 사람을 본다. 세상을 본다. 그저 보기만 할 뿐이다. 다가가서 한 마디 말을 던지는 사람이 있다.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단지 허공만 맴돌 뿐이다. 사람들. 표정이 없다. 단지 흉내만 낼뿐. 그들이 삶을 살아가는 건지 삶이 그들에 머무르려 하는 건지 그들은 관심 없는 웃음소리만 낸다. 웃음소리가 소음이 되어 공간을 채운다. 소음에 지쳐 귀를 막는다. 그리고 눈을 감고 이제 달린다. 3. 거닐.. 2012.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