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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시 제일교회/주일예배설교

우리가 져야 할 십자가 (막 15:21)

by 소리벼리 2021. 3. 27.

우리가 져야 할 십자가 (막 15:21)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것이니라 (막 8:34) 

 

이것은 베드로의 고백 -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니이다"라는 고백 이후에 제자들에게 자신의 길을 따를 것을 말씀하시는 장면. 무리가 아닌 제자들에게, 주님을 닮고, 따르고자 하는 자들에게 주신 말씀이다. 

 

구원받은 믿음 - 주님이 십자가를 지심으로 나의 모든 죄를 사하셨다. 

 

요즈음 신앙생활들을 이야기 하면서 요새는 십자가를 지려하지 않고 영광 만을 받으려 한다는 소리도 많이 듣는다. 십자가는 참 신앙인들이라면 마땅히 지어야 하고 동참해야 할 것이라는 소리이다. 그래서 은혜를 체험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한 사람들은 할 수 있는데로 자원하는 마음으로 십자가를 지려, 적어도 기도한다. 실재로 그리스도인들은 믿지 않는 자들보다 고난에 대처하고, 고난을 받아들이는 자세라든지, 마음가짐이 다르다. 고난을 피하지 않고, 마땅한 것으로 여기며, 고난을 통해 유익을 얻는다. 그 중심에는 우리를 위해 주님이 지신 십자가, 그리고 그 주님을 통해 우리 또한 십자가를 지는 삶을 당연히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십자가 지는 삶"이란 무엇인가 묻는다면 당황할 때가 있다. 추상적으로 막연히, 고난과 어려움을 견디는 것 같기는 한데 그렇다보면 대부분 십자가는 자기의 죄의 결과로서 얻어지는 부산물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십자가상의 강도 -

우리는 우리가 행한 일에 상당한 보응을 받는 것이니 이에 당연하거니와 이 사람이 행한 것은 옳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누가복음 23장 41절)

-> 주님 지신 십자가: 자기 죄에 대한 보응으로 받는 것이 아닌 철저히 우리를 위한, 타인을 위해 지는 십자가.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선택한 삶의 결과로서 얻어지는 어려움을 십자가라고 부를 때가 많다. 

예) 결혼이나 육아로 인해 겪는 가정적인 어려움, 사업이나 학업에 있어서의 실패, 건강관리를 잘못하여 얻은 질병, 인간관계의 실패에서 얻어지는 고통.... 

 

물론 예수 믿으면서 당하게 되는 많은 손해들, 혹은 시선들, 때로는 핍박들. 십자가일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예수가 진 십자가는 무엇이고 우리가 져야 할 십자가는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그 십자가에 대해 추상적으로, 아무 것에나 이름 붙이는 잘못된 십자가일 수도 있다. 

 

주님 지신 십자가 - 죄없으신 분이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져야했던 하나님의 계시. 

                          - 메시야로서 그들을 구원할 상상치 못할 선택. 

                          

그렇다면 주님을 통해 구원받은 우리가 져야 주님을 따르기 위해 져야 할 십자가는 무엇인가? 

 

성경에서 우리를 위해 지신 주님의 십자가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지는 십자가를 가장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진 인물 - 구레네 시몬 "짧지만 마태, 마가, 누가복음에 모두 등장하며, 십자가를 지는 삶이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울림을 주는 구절이다. 성경상에서 그의 흔적을 찾는 것은 과연 성도로서, 주님을 사랑하는, 닮고자 하는 자가 져야 할 십자가가 무엇인가에 대한 적어도 강력한 힌트를 줄 수 있는 사람이다. 

 

(막 15:21)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비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로서 와서 지나가는데 저희가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 

 

(마 27:32) 나가다가 시몬이란 구레네 사람을 만나매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웠더라

 

(눅 23:26) 저희가 예수를 끌고 갈 때에 시몬이라는 구레네 사람이 시골로서 오는 것을 잡아 그에게 십자가를 지워 예수를 좇게 하더라. 

 

  • 구레네: 이스라엘 영토가 아니라 북아프리카, 지금의 리비아나라에 지금도 있는 아프리카의 도시이다. -> 그러니까 그는 피부가 검은 아프리카사람이었을 것이다. 

 

(행 11:19-20)

그 때에 스데반의 일로 일어난 환난으로 말미암아 흩어진 자들이 베니게와 구브로와 안디옥까지 이르러 유대인에게만 말씀을 전하는데 그 중에 구브로와 구레네 몇 사람이 안디옥에 이르러 헬라인에게도 말하여 주 예수를 전파하니 

-> 유대인 아닌 이방인에게 최초로 복음을 증거한 사람 - 구브로와 구레네 몇 사람. 이들로 인해 안디옥에 교회가 세워지게 되고 구브로 출신의 바나바가 예루살렘에서부터 파송되게 된다. 

 

(행 13:1)

안디옥 교회에 선지자들과 교사들이 있으니 곧 바나바와 니게르라 하는 시므온과 구레네 사람 루기오와 분봉왕 헤롯의 젖동생 마나엔과 및 사울이라  

-> 이 떄 안디옥교회의 선생 - 니게르라 하는 시므온 : 니게르는 흑인이라는 뜻 -> 바로 구레네 시몬이 아닐까? 성서학자들이 조심스럽게 주장을 한다. 그를 통해 같은 동네 사람 루기오도, 그리고 예수의 십자가 사건 당시의 분봉왕 헤롯 (세례요한을 죽였던)의 젖동생까지, 바나바와 바울과 같이 안디옥교회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다시 마가복음으로 돌아와서....

(막 15:20)

희롱을 다한 후 자색 옷을 벗기고 도로 그의 옷을 입히고 십자가에 못 박으려고 끌고 나가니라. 

 

빌라도의 법정 - 십자가가 달리게 되는 골고다 언덕까지의 고난의 길 - 비아돌로로사, 고통의 길, 고난의 길, 1 Km 채 안되는 길이지만 꾸불꾸불하고 언덕을 오르는 길. 빌라도의 법정에서 채찍으로 심히 맞으시고, 그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언덕을 오르신 길이다. 

 

언덕을 오르는 동안 - 지난 주 대속죄제일날의 희생양처럼 사람들의 조롱과 비난과 매를 맞으시면서 걸어가야 하는 길. 

지금 그 길에는 빌라도의 재판을 받은 곳에서부터 출발해서 십자가를 지다가 세 번을 넘어지시고, 모친인 마리아를 만나고, 십자가에 못박히는 곳을 기념하며 14개의 지점이 표시되어 어느곳에서는 교회가 세워져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으면 기념비가 세겨져 있어 십자가의 그 고난의 길을 생생히 증언하고 있다. 

그 14개의 지점 중 5번째가 바로 구레네 시몬이 십자가를 대신 지우게 된 지점이다. 

 

왜 이 십자가는 구레네 시몬에게로 왔는가? 

 

십자가 처형을 위해서는 반드시 골고다 언덕까지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하는데 모진 고문과 고통으로 자꾸만 넘어져서 갈 수 없게 되자 로마 군사들에 의해서 "억지로" 구레네 출신 시몬에게 지워진 것이다. 

 

십자가 - 입에 담기도 어려운 치욕, 아무도, 누구도 그 십자가를 지려고 하지않는다. 대신 지는 것만으로도 가문의 치욕이 될 수 있기에....흑인이자 이방인이었던 시몬에게 억지로 지워진 것이다. 

 

그가 진 십자가의 특징은 무엇인가? 

  1. 이 십자가는 자원하는 십자가가 아니었다. 
  • 상황 설명:이방인이자 흑인이었던 그에게 억지로 지워진 십자가이다. 
  • 한 사람의 자원하는 제자들이 있었더라면 이 순간에 자원해서 자신이 지겠다고 말해야 하는데 한 사람도 그 십자가를 대신 질 사람이 없었다. 도대체 그 제자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 요한(예수의 십자가에 있었던 제자) 은 그 순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나 - 누구도 그 십자가의 수치를 지려고 하지 않았다. 
  • 그래서 예수와 아무런 상관없는 시몬이 십자가를 짐 

 

2. 신앙적인 동기나 무언엔가 상을 바랄 수 없는 상황에서 "억지로 지워진 십자가"

  • 우리가 십자가를 질 때: 힘들어도 예수님은 알아주시겠지…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며…위로하심이 있다. 
  • 시몬에게 보인 예수님: 죄인, 나약한 자… 초라.. 아무런 기대를 할 수 없는 초라한 자
  • 그 십가가를 진다고 예수께로부터도, 로마로부터도, 어떤 보상이나 칭찬을 기대할 수 없었던 십자가
  • 오히려 알려지면 가문의 수치로 남을 십자가... 
  • 그래서 억지로 들 수 밖에 없었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만 싶은 십자가

 

3. 본인이 짊어져 야 할 십자가.

  • 그가 십자가를 대신 진다고 사람들의 조롱과 비난과 매질이 그쳐지지 않는다. 예수가 당하는 고난, 희생양이 당하는 고난을 똑같이 경험하는 것이다. 
  • 모여있던 군중들: 제자들은 도망가있거나 숨어있고 오직 예수를 죽이려는 사람들이 군중. 어쩌면 시몬도 예수를 욕하면서 서있다가 병사들에게 끌려왔을 지도 모른다. 
  • 십자가를 들면서 욕을 하는 입장에서 욕을 듣는 입장으로 아무런 위로나 대가 없이 당하는 그런 수치감. 모욕. 

 

억지로, 아무런 보상이나 위로 없이, 수치를 당하면서 주워진 십자가. 

이게 구레네 시몬이 지은 십자가...

 

혹시 이런 십자가 여러분들이 지시고 있지는 않습니까? 

신앙생활 하면서 이건 신앙생활이나 하나님과는 상관없다고 여겨지는 나만이 가지고 있는 치욕스런 고통들. 피할 수만 있다면 도망쳐버리고 싶은 문제들. 여전히 지니고 있지만 누군가로부터, 때로는 예수님으로부터도 아무런 위로를 받을 수 없는 문제들. 이런 건 신앙에 걸림돌만 되고 아무런 유익이 안 될 것 같은 자신 만의 문제들. 

가만히 보면 많은 신앙인들 중에 아니 대다수 신앙인들 중에 잘 알릴 수 없는, 비밀스런 그런 억지로 지워진 십자가가 있음을 보게 됩니다. 

여러분에게도 십자가가 있지요? 

하나님도 해결해 주시지 않는 듯 한 … 

기도해도 기도해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 도망쳐 버리고 싶고, 피하고 싶은, 그러나 견딜 수 밖에 없는 나만의 아킬레스 건. 

오늘 본문은 그것이 바로 십자가라고 말씀하신다. 제자들 누군가가 자원하길 바랬지만 자신들의 여러 가지 이유로 아무도 자원하지 않으니까 나에게 넘겨져 온, 억지로 떠밀려 온 십자가

 

고난도 믿음의 분량을 따라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지거나 허락되어진 것이라면 도무지 아무도 그것을 감당할 수 없기에 떠밀려서 나에게까지 온 고난. 그것이 질병이건, 가족이건, 실패건, 관계건.....신앙생활과는 상관없는 것 같은....

 

그러나 예수님의 가장 고통스런 순간에 아무도 자기 편이 없고, 혼자서만 모든 짐을 지셔야 하는 그 순간에…. 이제는 너무 지쳐서 예수님 조차도 더 이상 한 걸음조차 걸음을 땔 수 없는 그 순간에… 

저기 먼 아프리카에서 온 낯선 사람 하나가, 어떤 제자도 감당하지 못한 예수님의 십자가를, 가장 고통스럽고 외로운 순간에 함께 지닌 것이다!

 

고등학교 때 연극을 하다가 맡은 배역 - "주님의 시선" 

감정이입을 하면서...구레네 시몬을 연기하는데 

처음에 병사들에 의해서 십자가가 지워졌을 때, 속에서부터 막 화가나서

아 재수없는 날이다. 막 욕하고 불평하다가....사람들의 저주와 비아냥을 들으며..

이 사람은 도대체 무슨 잘못을 저질렀을까...독백하는 내용 

그러면서 마주친 그 예수의 시선

날 바라보시면서 침묵 속에서도 비추어졌던 그 사랑, 그 뜨거움. 

골고다 언덕에서 보게된 강도의 고백 - 당신은 죄없으신 분인데....

그가 숨을 거두시면서 말씀하셨던 일곱 마디. "아버지여 저들의 죄를 용서하시옵소서" 

하늘이 어두워지고 성소의 휘장이 찢어지며 들었던 백부장의 고백 -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영문도 몰랐던 시몬이 경험한 인생 속 가장 극적인 체험의 날. 

그가 고난 받을 때 유일하게 그의 십자가를 함께 했던 그 영광! 

 

(마가복음 15:21)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비 

이 책을 기록한 마가의 공동체에는 이름만 이야기 하면 다 알 인물 - 알렉산더와 루포 

 

(로마서 16장 13절) - 로마서 마지막 장의 문안 인사 중에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의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 

 

루포와 그의 어머니- 바로 구레네 시몬의 아내 - 사도 바울이 자기 어머니라고 이야기했던...

이 땐 이미 "구레네 시몬이 순교한 이후의 때"라는 결론

 

그 십자가로 인해 구레네 시몬은 구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의 모든 가족이, 그가 남긴 아내가 초대교회의 모델이 되었다. 

어떤 십자가? 

영문도 모르게 억지로 지워졌던, 아무도 지지 않아 나에게 떠밀려온 그 십자가. 

앞으로 우리가 져야 할 십자가. 우리 트레이시 제일교회가 가르쳐야 할 십자가 

 

자기에게 임한 모든 고통, 고난, 신앙적이 아니더라도 나에게 떠밀려온 고난, 수치, 모욕....

모든 것을 품고 감사하자. 무한 긍정. 그 속에서 주님의 시선을 볼 수만 있다면....